“계엄이고 뭐고 자영업자는 곡소리 날 지경”…무너진 내수, 어느 정도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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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수출 둔화 뚜렷” 경고
신규 구인건수 15년새 최저
실업급여 신청자 사상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OECD 등
내년 韓성장률 줄줄이 하향
국가 신용등급도 ‘위태위태’
내수 침체에 고용 불안까지 겹치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5년째 무인카페를 운영 중인 김선호 씨(가명)는 “가뜩이나 장사가 점점 더 안돼서 어려운 상황인데, 정치적 불안이 소비를 더욱 멈추게 하지 않을지 잠이 안올 지경”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매일경제가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11월까지 폐업 신고를 한 카페(커피숍)는 1만228개로 이미 1만개를 넘어섰다. 폐업 카페 수는 2020년 7944개, 2021년 8691개, 2022년 1만439개, 2023년 1만2433개로 계속 증가 추세다.
비상계엄 여파로 필수품 외에는 지갑을 닫는 소비 경향이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12월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이어져 전통적인 쇼핑 대목으로 꼽히는데 정치불안 여파로 백화점, 이커머스 등에서 대규모 매출 공백 발생이 우려된다.
정국혼란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면 면세점 업계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가 지난 5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은 83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수 있다.
한국 경제 하방위험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내년 한국의 경젱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내렸다.
이런 상황 속에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펼쳐지고 있다. 국가신용등급으로 나타나는 대외신인도 추락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9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만나 양국 간 신뢰 유지와 긴밀한 소통에 대해 협의했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가 신용도 해외 투자자들의 원화 자산 선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 레이팅스 보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임 또는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며 “많은 활동가들과 노동조합이 파업을 벌이고 있으며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조업 중단 등 경제 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12월’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세가 제약되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상품 소비와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내수 회복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다. 내수 부진 판단은 작년 12월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다.